역사를 살펴보면 기술이 극적인 지화를 달성하면 센스의 시대가 찾아오고,
한참 후에 다시 기술의 시대가 찾아오는 '사이클'이 느껴진다.
르네상스란 부흥, 재생을 의미하며 고대 로마나 그리스의 센스를 되찾으려는 '그리움'을 추구하는 문화 운동이다.
신기하게도 유럽에서는 화약, 나침반, 인쇄기술 등 세계적으로 기술 수준이 올라가
사회 전반이 약진한 후에 르네상스의 위세가 높아졌다.
'기술에서 센스의 회기'가 발생한 것이다.
근대로 눈을 돌려도 같은 현상을 볼 수 있다.
18세기 중반 영국에서 발생한 산업혁명으로 세상은 완전히 변했다.
제조에 공업이라는 개념이 생기고, 기계화가 진행되어 대량생산이 가능해졌다. 장인이 열심히 손으로 만들던
시대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생산량이다. 이에 반대를 외친 사람이 있다. 시인이자 디자이너인 윌리엄 모리스다.
1934년생인 그는 '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 상품을 사용하지 않고, 다시 한번 수작업으로 돌아가자.
생활 속에 아름다움을 도입하자'라고 제창하고 센스 넘치는 상품을 만들었다.
이는 '아트 앤드 크래프트운동' 이라고 한다. 수작업이라는 그리움, 향수를 통해 센스의 시대로 변환했다.
유럽에는 '예술작품'이라고 불러도 좋을 생활용품이 존재하지만
이는 왕족,귀족, 대 부포 호등 한정된 사람을 위한 것이었다.
한편, 서민 생활용품은 기능이 우선이었다. 수작업으로 생산할때는 의도치 않게 장신의 개성이 더해졌을 수도 있지만,
공장에서 도구를 만들기 시작 하면서 센스나 디자인 등은 필요 없어졌다. 튼튼하고 쓰기 편한, 기술 추구가 최우선 사항이 되었다. 그러나 기술력은 이윽고 한계에 다다르게 되었다. 너무 빨리 정점을 맞았기에 일단 정체하는 것이다.
여기서 발생한 것이 '기술에서 센스로의 회귀'다.
아트 앤드 크래프트 운동을 계기로 아트는 '미술'과 '지자인'으로 분화되었다.
이것이 오늘날 디자인이라는 개념으로 이어졌다.
IT혁명으로 인류는 또다시 전례 없는 진화를 달성했다. 산업혁명과 마찬가지로
인류 전체에 커다란 진화를 가져온 것이 정보혁명이다.
정보혁명으로 기술이 정점에 달하면 그다음은 다시 센스의 시대다.
내 생각이지만 '아름답다'는 감정은 기본적으로 미래가 아닌 과거에 근거한다.
향수나 그리움도 틀림없이 사람을 끌어당기는 요소가 될 것이다.(저자 생각)
기술과 센스, 기능과 장식, 미래와 과거.
이런 식으로 서로 맞대응하는 시대의 '틈'을 모두 오가고 있다.
시장은 이미 센스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니 센스 있는기업이 성장하고, 센스 있는 사업가를 요구하는 것이 아닐까?
[센스의 재발견 - 미즈노 마나부] 책을 참조하였습니다.
I Think
이 책은 2015년도에 써졌다. 6년 전.... 일본에서.
그즈음 나의 세상은 대량생산의 절정이었다고 해야 하나... 사실 지금, 현재 2021년에도 우리나라는 마찬가지 같다.
그 당시 나에게 한 가지 디자인으로 최대 6,000장에서 10,000장의 수량을 작업해 본 적이 있었다.
나는 여성복 중에서도 타깃이 높은 조닝이다 보니, 아주 저가의 옷을 진행하진 않았기에,,,
그나마 저 정도의 수량은 별도의 기획 프로젝트가 진행될 때의 수량이었다.
대량이면 대량일수록 단가가 떨어진다.
얼마 전까지 일을 한 회사에서는 보통 7,000~15,000장의 수량이 진행되었다.
백화점 밖 가두점, 스포츠 의류, 아웃도어 의류들은 수량들이 어마어마하게 진행된다.
거기에 홈쇼핑은 더 하다. 12,000세트 (한 세트에 옷이 2~4벌인 경우)~최대 25,000~30,000세트를 진행해야 한다.
동대문시장에도 아주 소량으로 몇십 장을 만드는 경우에서 몇만 장은 아무것도 아닌 경우도 많다.
.
그때 무척이나 괴로웠다.
원래 그 조닝에서 쭈욱 몸담은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과호흡이 올 것만 같았다.
거기다 고가가 아니라 최대로 저가, 저가, 저가로.... 원가를 짜고 짜고 더 짜고 ,,,,
큰 죄를 짓는 기분이었다. 뭔가 환경오염 쓰레기를 만드는 기분이 첫 번째였고,
디자인은 너무나 베이식해서 개성이나 재미나 매력도 떨어지고, 모든 것이 제한된 미션 속에서 하다 보니..
즐거운 과정이 될 수 없었다.
이런 대량생산과 그 모든 시스템에 신물이 난 것은 이 책이 나올 즈음인 것 같다.
몇 년 전 나는 80,90년대 2000년 초반까지 유행한 맞춤옷 집을 찾아다녔다.
초창기 형식은 아니라도 요즘에 맞게 맞춤, 자기만의 옷을 만드는 사람들을 찾아보고 싶었다.
근데 원하는 느낌의 매장, 스타일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찾았던 이유는 그 맞춤, 개인 최적화를 어떻게 온라인으로 옮길 수 있을까?라는 막연한 생각에
직접 가서 보고 생각을 해보고 싶었다.
그런 생각을 한 이유는, 그때도 온라인 의류 쇼핑은 넘쳐났지만... 그 재미없는 대량생산에서 다시 돌아갈 것 같은
혼자만의 느낌이 들어서였다. 남성 맞춤정장 슈트 집은 다시, 생겨나고 생겨나서 요즘 제법 많아졌다.
가격대로 옛날처럼 어마어마하지 않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그리고, 신진 디자이너들이 많아졌다.
자기만의 개성 있는 옷을 디자인하고 만들어서 온, 오프에 판매를 하는 그룹들....
그나마 자기만의 느낌을 살려서 진행되는 그룹들....
그럼에도, 나보다도 더 선배이신 분들의 실루엣, 핏감, 손맛을 낼 수 있는 사람은 희귀하다.
지금도 그런 손맛을 제대로 익인 후배들은 80년대 중반까지 일거 같다.
왜냐면 , 이젠 그런 기술적 섬세함과 테크닉을 전수받은 선배들이 실무에 많이 없기 때문이다.
나 역시 IMF 때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그때 브랜드들이 어마어마하게 생겼다 사라졌다를 계속하고 있었고
지금보다 더 개성 있는 브랜드들이 있었지만 살아남지 못했다.
그중엔, 윌리엄 모리스의 이름에서 가져온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 모리스 커밍홈'이란 브랜드가 있었다.
진짜 그 브랜드 네이밍의 스토리가 알고 싶었는데... 그냥 유추해 보자면
'모리스가 돌아왔다. 의 의미는 아트 앤드 크래프트 운동이 있던 그 시절... 로이 회기를 말하는 게 아니었을지...
(누군가 그 회사에 초창기 론칭하신 분이 있다면,,, 제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다. ㅎ)
그래서 나와 같은 세대...
패션의 1.5세대부터 다 경험하고 여기까지 온 세대가 할 일은 무엇일까?
이건 순전히 나의 경험에서 느낀 것이니... 그냥 떠들어본다.
나 역시 옷을 많이 만지고, 가봉하고, 수정하며 디자인만 한 디자이너라기보다, 좀 더 기획에 특화된 디자이너지만
경력이 있다 보니, 요즘 세대의 장점은 당연히 잘 알겠는데, 전달되어지지 못한 것들이 많다는 것을 일하면서 알게 되었다. 요즘은 패션 디자이너도 무척이나 세분화되어서, 장르가 다 다르다.
일단, 여성복도 캐주얼, 캐릭터, 커리어, 실버라인으로 나뉘고 남자도 마찬가지.
스포츠 의류도, 아웃도어, 골프, 캠핑, 요가, 수영복, 기타. 더 다양하게 있듯,
유통도 더 다양해졌고, 일하는 시스템이 매우 다양하고 다양하다.
앞으로 살고자 한다면, 나는 좀 더 세대 간의 협업이 많아져야 할 것 같다.
~라테~ 꼰대가 되고 싶다가 아니라...
요즘 세대가 전수받지 못한 것들과 발견해내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해주는 역할,
그리고 우리는 현 새 대들의 현란한 아이디어와 테크닉을 섞어,,,
그냥 '뉴트럴'을 리바이벌하는 게 아니라 더 개성 있고 완성도가 있으면서 기본을 잘 다진 결과물을 만들어되지 않을까?
.
디자인뿐만 아니라. 이제는 재봉이나, 노동하는 일을 배우려는 사람이 없다.
데이터화 하지 못한 부분을, 할 수 없는 부분들을 챙겨야 되지 않을까?
여전히 진화하고 새로운 기술과 개발로 과학적인 성장과 진화가 되고 있지만.... 인간의 손으로 감각으로 전수되어야 하는 부분도 있으니까...ㅎ. 나만의 착각과 오버일지도 모르지만... 막연히 생각해보았다.
요즘은 옷 입기에도 계절도 제각각, 스타일도 제각각. 그래도 예전보다 유행이 '교복'처럼 흘러가지는 않으려 다들
자신만의 개성을 잘 찾고 살린다.
요즘 세대만 그런 게 아니라 윗세대로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젠 옷을 연령으로 구분해야 하는 게 스타일로 분류를 해야 하는 게 맞을 듯하다.
나이로 입는 게 아니라 각자 개성에, 취향에 맞게 입는다. 각자 입고 싶은 대로,,,,
시간의 축척은 그냥 축척이 아니라 지금과 접목되어 더 개성 있게 변화할 수 있다.
그 센스, 그 감각을 서로 나누고 소통해서 더 개성 있고 자기다움을 표현함을 업할 수 있지 않을까?
나의 생각이 그럴 듯 한 생각이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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