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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 1

서문

 

 

" 바로 버리는 것이 아니라 재사용하는 일은 적적란 이유에 따라 행해졌을 때 우리 자신의 존엄을 표현하는 사랑의 행동이 될 수 있습니다." 

_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 받으소서' - 우리의 안식처를 돌보는 일에 대하여' 중에서

 

 

당신이 사랑하는 것을 죽음으로부터 구하라. 강과 산, 재킷과 한 켤레의 등산화. 무엇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이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본 쉬나드의 글을 읽으면 우리의 물건을 일회용품처럼 취급하는 것과 그 물건들이 일회용이 되도록 만드는 사람을 대하는 일 사이에는 강력한 연관성이 있다.  우리가 물건을 쓰레기로 만드는 방식과 모든 물건의 궁극적인 근원인 지구를 쓰레기로 만드는 방식 사이에도 마찬가지로 엄청난 연관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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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회적 책임 의식이 있는 혁명적인 기업이라고 스스로를 마케팅하는 기업들(버진에서부터 나이키, 애플에 이르기까지)의 수없이 많은 시도들을 파헤쳐 왔다. 하지만 고객들에게 자신들의 재킷을 하나 더 사지는 말라고 말하며, 회사에 이익이 될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과 같은 무역협정을 반대하는 광고를 하는 회사는 전혀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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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기온이 4도 상승한 세게가 어떤 모습일지 정확히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아무리 낙관적으로 전망해 보아도 결과는 재앙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선진국일지라도 수만 명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인정사정없는 폭염이 남극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여름마다 일상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그리고 이 폭염으로 인해 전 세계 주요 작물들이 산출량은 급격히 감소하고 , 그와 동시에 인구증가와 육류 수요 증가로 농작물에 대한 수요는 폭등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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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 시대의 두 가지 특징은(탄소를 끊임없이 태우는) 대량의 장거리 제품 수출과(마찬가지로, 화석연료를 무분별하게 연소시켜야 하는) 대단히 낭비적인 생산, 소비, 농업 모델을 세계곳곳에서 수입하는 것이다. 달리 표현하면 세계 시장의 해방, 즉 지구로부터 전례 없이 많은 양의 화석연료를 '해방'시켜 동력을 얻는 이 프로세스는 국극의 빙하를 자유롭게 '해방' 시키는 동일한 프로세스를 극적으로 가속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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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은 인간의 경제 시스템과 지구 시스템이 현재 전쟁 중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기후가 붕괴를 면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것은 인간에 의한 자원 이용의 축소이다. 반대로 경제 모델이 붕괴를 면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것은 제한이 없는 확장이다.  이 일련의 법칙들 중 바꿀 수 있는 것은 하나뿐이며, 그것은 자연의 법칙이 아니다.

 

역경에 직면한 우리에게 기회가 있을까?

만약 있다면 '윤리적인' 구매자가 되는 법을 배워서가 아닐 것이다. 그보다는 우리가 쇼핑 이외의 다른 할 일을 찾았기 때문일 것이다. 게임의 규칙을 바꾸는 사회적, 정치적 활동을 개발하는 일이나, 자연에서 시간을 보내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등 얼마를 주어도 팔지 않을 경험에서 큰 기쁨을 얻는 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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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재를 삶의 대체물이나 대용품이 아닌 우리가 진짜 삶을 사는데 도움을 주는 도구로 보게 된다면, 행복하기 위해 필요한 물건들은 훨씬 적어질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좀 더 오래 사용하게 될 것이다.

많은 사람이 이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면, 우리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 우리를 먹여 주고, 보호하고, 살아가게 해 주는 지구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

 

- 나오미 클라인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저자 -

 


 

 

우리나라는 지독히 소비를 권장하고 권장하는 사회이다.

다른 어느나라를 가봐도 우리나가 같은 풍요는 없는 듯하다.

길거리 카페도 그렇고, 쇼핑몰도 그렇고, 옷, 화장품, 생필품, 모든 게 고르기 힘들 만큼 넘치고 넘치도록

새로운 것들이 나오고 소비를 하게 만드는 방법 또한 다양하고 적극적이다. 

 

그 안에서 먹고사는 일로 옷 만드는 일을 했다. 20년이 넘도록.

거기다, 대량으로 많이 만들어 내는 프로젝트는 거의 내가 담당한 프로젝트였고,

내가 마지막으로 손댄 작업은 '홈쇼핑' 이였다.

그저 단순히, 나의 기획력을 시험해보고 싶어서 도전한 분야가 두 번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곳이 되게 만든 영역이다.

그제야, 내가 어마어마하게 거대한 쓰레기더미를 환경을 망치고 쓰레기를 넘치게 하는 일을 하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패션은 돌고 돌고 돌다 보니 지금 유행하는 옷들은 한 번쯤은 입어 봄직한, 한 번 쯤은 만들어 봄직한, 그리고 알고 있는

것들이다 보니 흥미도 없거니와, 예전 같은 기술적 테크닉과 섬세함도 사라져 흥미도 없고 '입어보고 싶다'는 설렘을 

일으킴도 사라졌다. 지금 가지고 있는 옷도 다 못 입어보고 계절을 지나가고 있으니 다시금 지난 시간들과 내가 한 일들을

돌아보게 한다.

 

내가 원하는 디자인을 하고 싶다', '내가 만들면 더 잘 만들 텐데', '나는 이런 걸 만들어 내고 싶어'라는 마음도 쉽게 일지

않는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너무 넘친다' '넘쳐서 숨이 차다' '너무 많아서 토할 것 같다' '나까지 보태진 말자' 뭐 이런 생각들이 나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것 같다.  잘하는 일로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은 머뭇거리게 되고, 다른 곳에서 기웃거리고 있게 된다.

'있는 것을  활용하는 법', '있는 것에서 발견하는 법', ' 있는 것들을 연결하는 법' 

그리고, '어떤 생각과 기준을 가지고 살 것 인가?' 하는 사유를 하는 기회를 갖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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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 대한 어마어마한 환경적 신념과 태도까진 아니더라도, 지금 있는 것만으로도 풍족히 누릴 수 있는 방법과 길을 

찾아간다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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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통해 어떤 것들을 발견하게 될지, 왜 다들 그렇게 '파타고니아'를 말하는지 의미있는 발견과 확장의 시간이 되면

좋겠다.